온천 들어가려는데, 어디서 본 얼굴. 그도 나를 본다.
기억을 돌이키니 사회과 11. 나중에 기억이 난게 XX.

예전 그때보다 외모가 훤해졌다.
어찌 지내냐 하니 공익이라고. 2018년에 끝나고. 광주붙고, 여친이랑 왔다는.
공익때 무얼 하려나 물으니, 운동하고 책보고 여자친구 만나고. 나중에 광주가서 보자고, 그때 보면 공부한 것좀 소개해주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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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간관계.
어떻게 살아가는지 서로 터놓고 이야기. 위와 같은 언급. 그게 내가 살아가는 방식. 내가 말할 수 있는것. 상대를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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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이야기 나누다, 그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나온다. 그의 그녀. 나는 작별인사를 한다.

들어가 씻는데, 감상에 젖는다. 우수에 잠긴다.
마치 깊은 잠에서 막 깨어 이 현실감이 타성적이지가 않고 또렷하게, 눈이 속까지 뜨이는 듯.

가타부타 말이 없어진다.
나도 모르게 무언가로 무장하던 마음이 풀어지고.
다른 이를 어떤 잣대로 재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러함으로.
눈앞의 사소한 것들. 기분 나빴을 일들이 마음속에서부터 깊이 수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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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를 떠올린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온, 20살의 그의 모습.
그리고 이제 모습을 갖추어 내 앞에 선 그.

그를 보니, 그때가 떠오른다.
내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했었다. 그랬기에 그를 대하는 내 모습에 서스럼이 없다.

이전 꾸었던 꿈이 떠오른다. 노무현 젊은 시절.

그는 나에게, 내 세상의 일부였다.
잊고 살았으나, 다시 눈 앞에 있는 그에게,
나는 내 삶의 어느 부분만큼은 그의 몫이라는 생각, 생각이 아닌 느낌을 강하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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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것을 잊고 산다.


잊혀진 것.
그것은 그럴 만 하기에 그렇다.


비행기 위에서 바라본 도시. 와글와글. 개미떼가 그러하듯.
이처럼, 개인과 개인.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들.

개중에 이런 이야기들.
그조차도 잊고 산다. 잊는데엔 이유가 있다. 때로 그것은 그래야만 하기도 하다.
or else, 그 북돋는 감정을 감당하기가. 그렇게 살아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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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운.
지금 나의 삶. 생활에서 함께한 사람들을 훗날 우연히 만나면, 이러할까?
내 나름대로는 그만큼 충실하다고는 하지만,
예컨대 기억속의 어떤 인물들과 만나도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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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참 각박하게 살았다. 그런 마음을 먹고 살았다.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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